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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요식적인 지구의 날 행사로 기후재난 막을 수 없다. 석탄발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확대하라!

  4월 22일은 53번째로 맞는 지구의 날이다. 정부는 지구의 날에 맞춰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실천 행동 확산을 위해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역시 22일부터 28일까지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하면서 지구의 날 당일 오후 8시부터 전국에서 10분간 불을 끄는 소등 행사를 비롯해 탄소중립 생활 실천 5대 수칙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특정 일을 정해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는 지구를 살리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지난 3월 IPCC 총회에서 ‘제6차 기후변화 종합 보고서’가 승인되었다. 기후변화는 전적으로 인간 활동에 의해 초래된다고 강조한 이번 보고서는, 산업화 이전 평균 대비 1.5도 상승을 막기 위한 골든 타임이 10년이 채 남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다. 10년 이내에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지금 당장 탄소 배출을 감소시켜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구의 날을 약 2주 앞둔 지난 4월 11일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심의 의결했다. 초안 발표 이후 의견 수렴이 거의 없었던 것도 문제지만, 산업 부문의 탄소중립 목표를 낮추고 불확실한 기술인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 개발과 국외 감축으로 만회하겠다는 계획은 ‘탄소 중립’이 아닌 ‘탄소 후퇴’만이 가득 담긴 계획이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함에도, 과연 우리 정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강한 의심이 든다.  

 

 지난 4월 14일 세종시에서 3천여 명이 넘는 노동자·시민들이 모여 ‘함께 살기 위해 멈춰!’라고 외쳤다. 금요일 자신의 일상을 멈추고 세종에 모인 노동자·시민들은 기후 위기의 가장 큰 책임은 개인이 아닌 정부와 기업에 있다고, 기후 위기 시대에 버젓이 건설되는 석탄발전소와 핵발전소를 멈추고, 숲과 산, 바다를 파괴하는 온갖 개발 사업들을 멈추자고 세종시 곳곳을 누볐다. 이들은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이 아니다. 개인 영역에서의 노력으로는 기후 위기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다. 신공항을 짓고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나라, 석탄발전소를 조기 폐쇄 없이 계속 쓰는 나라에서는 기후 위기를 막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모인 사람들이다. 바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인천시도 4월 22일 지구의 날 행사를 연다. ‘지구를 위해 STOP 하세요’라는 주제로 에너지 과소비, 일회용품, 탄소 발생을 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탄소중립을 이루기는 어렵다. 제3차 인천시 기후변화 대응 종합 계획에 따르면, 인천시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30.1%, 2040년 80.1%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유정복 시장은 후보 시절 영흥화력 1·2호기의 조기 폐쇄를 공약했음에도, 10차 전력수급계획을 발표할 때까지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 말고는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결국 영흥화력 1·2호기는 조기 폐쇄가 아닌 원래 계획 그대로 30년 사용 후 2034년에 LNG로 전환하게 되었다. 

 

 2050년보다 이른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인천시에서 요식적인 ‘지구의 날’ 행사로만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는 없다. 탄소중립의 진짜 적인 화석연료를 빼놓고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인천시 역시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영흥화력의 조기 폐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진정한 의미의 탄소중립은 석탄발전을 중단하고 에너지 소비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로 이룰 수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는 53번째 지구의 날을 맞아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과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의 주범인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에너지 소비 감축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라!
 
 
2023년 4월 22일 지구의 날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