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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기후위기 비상상황선포 이후 조직적, 체계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l 논평 l
기후위기 비상상황선포 이후 조직적, 체계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
미약한 한 발 내딛었을 뿐 강력한 의지와 상상력, 추진력으로 현실화해야


50주년을 맞는 지구의 날에 맞춰 당일인 지난 22일 지자체 최고 수장들이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포했다. 22일 박남춘 인천시장,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인천시장 접견실에서 기후위기 비상상황선포문 낭독과 서명을 거쳐 청소년에게 선포문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지금과 같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기반으로 한 삶의 방식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한다. 이들이 내놓은 비상선포문에는 이제까지와 다른 삶의 방식으로 대전환을 이루지 못한다면 인류의 생존도 보장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적시되어 있다.

우리는 이대론 인류 생존도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이들의 인식에 적극 공감하며 비상상황 선포를 환영한다. 아울러 ▲ 기후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온실가스 감축 이행과 기존 화석연료 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과감한 정책 추진 ▲ 인류와 생태계를 위협하는 현 비상상황에 대응한 에너지와 기후 관련 예산 확충, 관련 인프라 및 협력체계 구축 ▲ 교육과 캠페인 등 기후위기에 대한 자발적 참여와 공감대 확산 등의 약속에 주목한다. 미흡한 측면이 분명히 있으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첫발을 지역사회에서 내딛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인천시, 인천시의회, 인천시교육청의 공조에 큰 기대를 갖는 바이다.

모두 알다시피 매년 4월 22일은 전 세계가 기념하는 ‘지구의 날(Earth Day)’이다. 이날은 지구환경 문제에 대한 세계적 각성과 참여를 통해 환경 위기를 극복하자는 뜻을 모으는 날이다. 지난 1970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는 지금까지 지구의 날을 기념행사로만 여겨왔고 전시성 사업만 나열해 왔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끊이지 않은 오염과 파괴, 고통의 과정을 통해 지구와 인류의 운명이 하나임을, 연결되어 있음을 뼈저리게 경험했던 역사였다. 역으로 환경오염의 위험성과 지구 생태계의 소중함을 진정으로 각성했던 지난 50년이었다면 기후위기, 생태계 붕괴는 상당 부분 극복되었거나 예방되었을 것이다. 특히 세계적 고통으로 다가온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겪지 않아도 될 일이었을 것이다.

결국 2020년에 맞는 지구의 날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비상재난신호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에 겪는 전 지구적 기후위기 비상상황은 인류의 또 다른 어리석음과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기회이다. 덧붙여 국가와 도시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제도적으로, 조직적으로 무엇을 할지를 가늠해 보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선포가 이전의 많은 예에서 경험했듯 일회적이고, 형식적 생색내기일 수 없고, 그렇지 않아야 한다. 이제부터가 중요하고 앞으로 무엇이 달라질지에 인천시민의 관심이 쏠리게 하는 신호탄이어야 한다.

박남춘 인천시장,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현 기후위기를 비상상황으로 인식했고 공동의 극복 과제로 선언한 이상, 당연히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면서 광범위한 변화를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강력한 의지와 상상력, 추진력이 문제이며 행정영역의 선도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기후위기와 온실가스에 대응하는 조직체계 정비는 물론 기후위기 예산의 확충, 법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 특히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체계를 전환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정책 수립, 석탄발전 폐쇄 로드맵 작성, 에너지거버넌스의 작동에 즉각 나서길 촉구한다. 이밖에도 인천시민에 대한 전면적인 관련 교육과 캠페인 기획도 필요하다.

이에 우리의 삶터 인천을 기후위기 전환의 도시, 생태적 전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로 견인해 줄 것을 박남춘 인천시장,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에게 주문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들 최고 정책책임자들의 기후위기 비상상황선포가 어떠한 형태와 방법으로 구체화될지 지켜볼 것이다. 또 우리는 그들의 정책집행 과정에서 협력자이면서 감시자로 역할 할 것이다.


2020년 4월 23일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

 

 

* 인천 기후비상상황 선언문